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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대표의 치과 경영 솔루션] 매출은 늘었는데, 통장은 왜 줄었을까ARTICLE 2026. 7. 3. 18:30
매출은 늘었는데, 통장은 왜 줄었을까
개원 3~7년차 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고정비 함정", 그 작동 원리와 스스로 해보는 점검법
치과 컨설팅을 오래 하다 보면, 병원은 다른데 문제는 묘하게 닮아 있다는 걸 자주 느낀다. 매출은 분명 늘었는데 통장 잔고는 오히려 줄어든 5년차 원장이 있고, 일 잘하던 직원 한 명이 그만두자 한 달 내내 행정이 멈춰버린 병원이 있다. 하루 종일 진료실에서 정신없이 움직이면서도 "이게 잘 굴러가고 있는 게 맞나" 싶은데 도무지 확신이 안 서는 분들도 많다.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참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서 움직이는 구조는 늘 비슷하다.
이 칼럼은 그렇게 닮아 있는 구조를 한 번에 하나씩 꺼내 보려고 시작했다. 매 회차 실제 컨설팅 사례를 한 건씩 가져와 풀어내고, 그 안에서 무엇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갔는지 짚은 다음, 내 병원도 같은 자리에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는 도구를 하나씩 곁들이려 한다. 경영의 착각, 돈의 구조, 환자의 흐름, 사람과 조직, 운영 시스템까지 다섯 영역에 걸쳐 모두 29편이 이어진다.
읽으시는 원장님들께 작게나마 단서가 되면 좋겠다.

개원하고 3년에서 7년쯤 된 병원에서 유독 자주 보이는 장면이 있다. 매출은 오르는데, 정작 원장이 손에 쥐는 돈은 1~2년째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다. 문제는 정작 본인이 이 상황을 가장 늦게 알아챈다는 데 있다. 그리고 늦게 알아챌수록 그동안 빠져나간 돈은 점점 불어난다. 이번 글에서는 한 사례로 이 흐름을 따라가 본 뒤, 내 병원도 같은 상태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질문 다섯 개를 정리해두려 한다.
▸ 사례 — 개원 5년차 김 원장의 3년
개원 5년차 김 원장의 이번 달 매출은 6,800만 원. 작년 같은 달보다 늘어난 숫자였다. 그런데 정작 그달 통장 잔액은 더 줄어 있었다. 이런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자 그는 컨설팅을 요청해 왔는데, 첫 미팅에서 털어놓은 말은 이랬다.
"매출이 오르고 있으니까 괜찮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 수중에 남는 돈이 줄어드는 게 느껴졌어요.뭔가 잘못된 건지, 원래 이런 건지, 그걸 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게 더 무서운 거예요."
그동안 병원 운영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하나씩 짚어봤다. 3년 전, "매출을 더 키우자"는 목표 아래 진료 시간을 30분 늘리고 토요일 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직원도 한 명 더 뽑았고, 진료실을 한 칸 넓혔으며, 마케팅 정기 계약까지 추가했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그때그때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었고, 실제로 매출도 그 덕에 올랐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손에 쥐는 돈이 같이 줄었다는 것, 바로 그 지점이다.
5년치 정산 자료를 펼쳐놓고 보니, 숫자는 이렇게 움직여 있었다.

매출은 29% 올랐는데 고정비는 그 두 배가 넘는 58%나 뛰었다. 그 결과 실수령액은 오히려 12% 줄었다. 매출이 느는 동안 정작 본인 수입은 깎여나가는 일이 3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돼 있었던 셈이다. 이 표를 본 김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5년 동안 뭘 한 거죠."
▸ 메커니즘 — "고정비 함정"의 구조
나는 이런 현상을 "고정비 함정"이라고 부른다. 작동 원리는 이렇다.
병원에서 나가는 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환자가 많든 적든 매달 똑같이 빠져나가는 고정비다. 인건비, 임대료, 장비 리스료, 정기 마케팅 계약 같은 것들이 여기 속한다. 다른 하나는 환자 수에 따라 오르내리는 변동비로, 재료비나 기공료가 대표적이다. 고정비의 골치 아픈 점은, 한번 올라가면 단기간에 다시 끌어내리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직원을 한 명 뽑는 순간 인건비는 곧장 한 단계 뛰고, 진료실을 넓히면 임대료도 그만큼 올라간다. 모두 계단을 오르듯 뚝뚝 끊어서 올라가는 식이다. 반면 매출은 그렇게 단번에 오르지 않는다. 무언가를 바꿔도 그게 매출로 돌아오기까지 보통 서너 달에서 반년은 걸리고, 그나마도 어느 선 안에서 천천히 늘 뿐이다.

이 속도 차이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고정비가 매출보다 더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구간이 생긴다. 이 구간에 들어서면 매출이 늘어도 손에 쥐는 돈은 오히려 줄어든다. 김 원장 사례의 +29%, +58%, -12%라는 숫자가 바로 그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함정에 빠지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맞물린다. 하나는 매출을 키우려는 변화—직원이든 진료실이든 마케팅이든—가 짧은 기간에 둘 이상 겹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늘어난 비용이 손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습관이 없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들어맞는 시기가 개원 3~7년차에 몰려 있다.
▸ 자가 점검 — 다섯 가지 질문
내 병원도 같은 상태인지는 아래 다섯 가지 질문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셋 이상에 "예"라고 답한다면, 이미 같은 위험에 발을 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신호가 잡혔다면 세 단계를 권하고 싶다. 먼저 최근 12개월치 고정비를 월별로 한 표에 모아본다. 인건비, 임대료, 리스료, 정기 마케팅비, 통신비, 관리비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넣는다.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느라 평소엔 있는 줄도 몰랐던 비용이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이 튀어나온다. 다음으로 그 합계와 변동비율을 가지고 내 병원의 월 손익분기점을 직접 계산해본다. 이렇게 나온 숫자가 평소 "이 정도면 괜찮지" 하던 매출선보다 위에 있다면, 그 차이만큼이 나도 모르게 적자였던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정기 계약을 전부 펼쳐놓고, 채널별로 신환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든 비용과 그 신환이 앞으로 안겨줄 가치를 나란히 견줘본다. 비용이 그 가치의 30%를 넘는 채널이라면 가장 먼저 정리할 후보다.
김 원장도 이 세 단계를 그대로 밟았고, 그 결과 매달 100만 원쯤의 고정비를 덜어냈다. 1년이면 1,200만 원, 고스란히 실수령액으로 돌아온 돈이다. 매출은 한 푼도 더 늘리지 않고, 오직 비용 구조를 손본 것만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건 분명하다. 매출은 병원이 건강한지 보여주는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일 뿐이다. 얼마를 버느냐보다, 그 돈이 어떤 비용 구조 위에 올라타 있느냐가 결국 내 손에 들어올 액수를 정한다. 같은 매출이라도 구조가 튼튼하면 통장까지 무사히 도착하고, 구조가 무너져 있으면 중간에 줄줄 새어 나간다. 매출만 보던 눈을 구조까지 함께 보는 눈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김 원장이 다시 일어선 핵심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다름 아닌, 내 병원의 월 손익분기점을 직접 한번 계산해보는 일이다.
매출의 크기보다, 매출이 올라타 있는 구조의 모양을 봐야 한다.

글. 정재훈 대표
(㈜코엘파트너스, 대한치과직무교육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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