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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건축으로 완성된 대정요양병원 (하)volume.49 2024. 8. 2. 15:23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로
‘초격차’의 지속 가능한 요양병원 만들어 낼 것!대정요양병원은 진료의 접근성이나 방향성만을 가지고 ‘노인 의료의 표준’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다. ESG 경영을 중심으로 병원 건물부터 친환경건축을 내세운 것이다. 일반적인 병원 건축이 되지 않도록 우리나라에서 나름 인정받은 요양병원 건축 설계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수소문해서 찾아다닐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그만큼 병원 건축의 경험이 있는 설계사들을 만나고 미팅을 거친 후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의 민영만 소장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대정요양병원의 설계를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면, 인테리어나 마감공사는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의 황은주 대표의 주도로 진행하게 되면서 헬스케어디자인과 바이오필릭 요소가 반영된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정요양병원측이 의견을 제시했을 때, 건축가와 디자이너, 시공사가 수용적으로 많이 더 고민해 주고 적극적으로 반영해 준 것이다. 이러한 소통의 중심에는 당시 프리랜서로 참여했던 황은주 대표가 있었으며, 2023년 대정요양병원 증축을 온전히 도맡아 요양병원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더구나 서정복 부원장을 포함한 대정요양병원의 직원들 역시 가만히 손 놓고 있지 않았다. 지난 4월 매거진HD에 소개된 바 있지만, 친환경건축에 걸맞은 친환경적인 노력으로 2023년도에 국가 지속 가능 ESG의료 서비스 경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정복 부원장은 그동안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잃지 않고, 함께해서 이뤄내는 가치가 너무나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렇듯 대정요양병원은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친환경 자재를 내세우며, 환자 중심의 건축, 환자 중심의 공간을 제대로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서정복 부원장은 일본의 대표적인 요양병원인 고쿠라재활병원이나 아리요시병원, 미국의 LA나 시카고의 너싱홈(nursing homes) 등을 직접 경험하면서 대정요양병원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된 나름의 인사이트는 전 병실을 남향으로 위치시키거나 편복도 방식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대정요양병원의 설계에 큰 힘을 보탠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여러 병원에서 대정요양병원을 벤치마킹하거나 모델링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정요양병원은 올해 ‘초격차’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올라갔다 내려오는 곡선이 아닌, 내려오지 않기 위해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서정복 부원장은 정체되었을 때 한 번 더 점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12명의 기부자와 전 직원이 한마음 되어 강력한 내실화(內實化)를 자랑하는 대정요양병원, 이들이 함께하기에 ‘초격차’의 지속 가능한 요양병원으로 최선봉에 설 날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든다.
7. 대정요양병원은 설계부터 건축까지 7년간 공을 들이며 환자 중심의 특화된 시설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건강 및 치유 환경을 위한 구조로 전체 공간을 계획했는데요. 어떠한 방향성을 두고 진행했으며, 설계 부문 업체 선정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14년 당시 친환경건축을 지향하며 4층짜리 건물로 지었는데, 2023년도에 병원 800여 평을 증축하면서 건물과 건물이 이어지는 로비에 계룡산이 바라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사실 2014년에는 저희 나름대로 건축 설계하시는 분들을 인터넷으로도 검색하고 수소문하면서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대여섯 군데를 추천받아서 직접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병원 건축의 경험이 있는 분들을 찾아봐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미팅을 다 거친 후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의 민영만 소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의 민영만 소장님이 병원을 많이 지어보셨고, 요양병원도 많이 설계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그 요양병원들을 방문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어떤 부분을 만드실 수 있을지에 대해 아이디어를 들어보면서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민소장님께 의뢰하기 전까지는 설계가 여러 번 바뀌고 없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요양병원을 지을 게 아니었고, 의원급에 29베드로 작게 지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논산시에 있는 다른 건축사님께 부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요양병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병원급으로 가야했기에 아는 건축사분께 50베드짜리 병원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던 것이죠. 또 이제 100베드 이상의 병원 건물을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계속 세 번의 큰 설계 변경이 있었습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민소장님 만났고,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했던 병원 중에 참요양 병원이 세 군데 있었는데, 그곳을 다 가 본 후 믿고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8. 모든 공간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셨는데요. 부원장님께서는 외관 벽돌의 경우, 전국에 모든 벽돌회사를 직접 돌아다니시며 발견하셨고, 사비석의 경우 중국에 직접 가서 구매하실 만큼 재료선택 하나하나까지 공을 들이셨습니다. 또한 병동 전체에 원목 온돌마루를 깔았습니다. 이렇게 친환경자재에 공을 들이신 특별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먼저 대정요양병원은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고, 인테리어나 마감공사는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의 황은주 대표님의 주도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의 황은주 대표님과 같이 서울에 있는 웬만한 건축물들을 다 보러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 소재들을 계속 공부하다가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했기에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한 번 지어 놓으면 너무 지저분해지는 소재들이 있기에 오래 유지되면서 단가도 적당하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부분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여러 가지 논의 끝에 외관은 벽돌과 사비석으로 해보자고 했던 것입니다. 사비석의 경우, 중국에서 들여왔는데 약간 휘어서 온 것입니다. 바로 벽에 적용해야 하는데 중국의 돌 공장에서 잘못 만들어진 것이죠. 또 사비석이 제대로 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에 직접 청도에 갔습니다. 그곳은 말 그대로 너무 낙후된 시골이었고, 돌을 채취하는 돌산의 공장에서 사비석을 직접 들여왔습니다.
벽돌 같은 경우, 당시에 요양병원만 지을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벽돌을 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했습니다. 그런데 벽돌 업체 대부분이 영세해서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곳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벽돌색도 나름 중요하기에 그 색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인지도 관건이었습니다. 황토의 경우 재료에 따라서 색이 변해버리고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지기 때문에 벽돌을 하나 고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시 모 벽돌 업체를 가게 되었는데, 사장님이 우리들의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또 본인의 어머님께서 요양병원에 계셨기 때문에 벽돌을 최대한 저렴하게 재능 기부해 주셔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증축할 때 다시 가보니 그 공장이 없어졌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게 쉽지 않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현재 최대한 비슷한 벽돌의 색을 내는 곳을 찾았지만, 아직도 제 눈에는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병동에는 전체 원목 온돌마루를 깔았습니다. 그 이유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폐가 좋지 않습니다. 특히 감기만 와도 폐렴으로 인해 가래가 많아지고, 폐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결국에는 폐의 기능 자체가 악화됩니다. 더구나 폐는 겨울에 건조한 것을 싫어합니다. 너무 과하게 습한 것도 문제지만 건조한 것을 더 싫어합니다. 우리가 냉난방을 바로 위에서 때려버리면 코로 들어와 감기나 폐렴이 금방 오게 되는 것이죠. 건조한 바람을 계속 바로 받는 것도 기관지가 나빠질 수 있는 부분인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든지 환자분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바닥 난방을 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이번에 증축할 때 무조건 바닥 난방을 기본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추울 때를 대비해서 추가적인 냉난방기를 따로 설치하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9. 대정요양병원은 무엇보다 모든 병실이 정남향 방향으로 배치되었으며, 넓고 큰 창으로 채광과 외부 자연경관을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설계 전부터 이렇게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디자인이나 바이오필릭이 접목된 요양병원은 흔치 않은 사례일 것 같습니다. 부원장님께서는 설계팀과 원활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우림A&C종합건축사사무소의 민소장님은 워낙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공간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또 시공사였던 ㈜플랜잇웍스도 굉장히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담당했던 디자이너분들이나 ㈜플랜잇웍스 김현석 대표님도 우리가 의견을 냈을 때, 수용적으로 많이 더 고민해 주시고 반영해 주셔서 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의 황 대표님은 당시 프리랜서로 계셨었고 우리와 결합해서 인테리어를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황 대표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해 주셔서 업체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많은 부분을 만들어냈던 것이죠. 2023년에 증축할 때는 황 대표님께서 온전히 맡아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저도 그때 직접 경험하면서 마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정말 마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감을 잘할 수 있는 팀들이 있는지, 그리고 현장 소장이 얼마큼 꼼꼼하게 문제점을 잡아낼 수 있는지가 너무 중요한 것이죠.
10. 부원장님 보시기에 공간 디자인에 있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어디인지 말씀해 주세요.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병실에 전실 개념의 공간이 하나 더 마련된 것입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아예 전실로 뺀 것이죠. 그 제안은 민 소장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현재 대학병원 설계에서도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한 공간에서 방과 화장실의 분리 구조를 따로 만든 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제가 봐도 요양병원의 복도 쪽에 누워 계시는 환자분들은 누가 지나가는지 거의 다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눈이 마주칠 수도 있어 안정감이 확 떨어지죠. 집을 예로 들어, 원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거실을 거쳐서 자기 안방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익숙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구조가 갖는 안정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험해 보니 그 구조를 썼을 때 비효율성의 측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 더 고민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일본에 가봐도 이런 넓은 전실을 갖는 병원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에서 완벽한 전실은 아니더라도 반쯤 전실 같은 개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문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디자인을 풀어낸 곳이 제법 있더라고요. 앞으로 짓게 될 병원은 완벽하게 분리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전실의 구조를 갖도록, 좀 더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11. 대정요양병원은 총 두 개의 정원과 어싱길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환자 치유나 회복에 있어 어떤 도움을 주었으며,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세요.
먼저 2층에 있는 풀잎 정원은 환자분들이 너무 좋아하십니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계속 식사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또 정원으로 나가면 앞에 계룡산이 쫙 펼쳐져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느낄 수 있는 환경들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보는 순간 힐링이 됩니다. 아침마다 출근할 때도 보면 항상 거기서 “야호”라고 외치는 분이 계실 정도로 움직임이 가능한 환자분들에게는 너무 좋은 공간입니다,
햇빛 정원을 포함한 어싱길에는 실제로 휠체어를 타실 수 있는 분들이나 아니면 워커를 잡고 걸으실 수 있는 분들에게 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너무 추울 때는 못 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산책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산림청에서 직접 그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러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가 꽃도 많이 심었는데, 그분들이 꽃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십니다. 5월에는 이곳에 예쁜 꽃이 너무 많이 피어납니다. 그래서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즐거울 일이 별로 없는 병원 생활에 잠시나마 이렇게 행복감을 드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너무나 기쁘게 생각됩니다.
12. 특히 공간 내에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나 휴게 공간은 어디이며, 어떻게 디자인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정원은 환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고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싱길 옆에는 직원들을 위한 텃밭도 만들어놨습니다. 직원들은 자기가 키운 식재료를 따서 점심이나 저녁에 먹기도 합니다. 텃밭을 만들어 놓은 이후 직원들이 열심히 가꾸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병원 직원은 간병사를 빼고 100명 정도 됩니다. 그중에 기숙사에 계시는 분들이 60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아마 간병사도 포함한다면, 직원들의 한 절반 정도는 기숙사에서 머무르고 계십니다.
13. 요양병원 디자인에 앞서 혹시 참고하거나 염두에 둔 병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만들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가볼 만한 요양병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이나 미국의 요양병원을 가보았습니다. 일본의 경우, 후쿠오카 지역에 위치한 하마무라 명예원장님이 계시는 고쿠라재활병원이나 아리요시병원 등을 가봤던 것 같아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5년 정도 고령화가 빨리 진행이 됐고, 시스템도 잘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보고 대정요양병원을 처음 오픈할 때나 증축할 때도 반영한 것이죠.
미국은 LA나 시카고의 의원급이나 그보다 좀 더 큰 규모의 너싱홈(nursing homes) 등을 네다섯 군데 정도 가 봤습니다. 그리고 책이나 서적도 살펴보면서 ‘어떻게 하면 환자 중심적인 병원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나름의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병실을 남향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죠. 대정요양병원을 짓게 된 이후 건양대 총장님을 비롯해 다른 병원에서도 직접 보러 오셨습니다. 대전의 모 요양병원 같은 경우, 우리 병원을 그대로 모델링 해서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만큼 우리 병원을 벤치마킹한 병원들이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 편복도 방식을 택해서 건물을 짓는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했습니다. 그분들은 “이 정도 건물 규모면 200베드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데 너무 소모적인 건축이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하셨거든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채광이 어떠냐에 따라 그분들의 건강을 좌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 욕창 치료에 있어서도 우리는 일부러 햇빛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햇빛 치료를 통해 욕창 환자분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도심 속에서는 이런 공간을 확보하고 의료와 연동시킬 수 있을 만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새로 짓는 측면에서 마음을 모아 전 병실을 남향으로 하고, 유틸리티 실들을 모두 북향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편복도 방식으로 인해 환자들이 자연을 보면서 걸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회복되는 모습들을 상상하며 계획한 것입니다. 이밖에 안내데스크를 낮게 설치하거나 휠체어에 타신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수준까지 레벨링 해서 진행하는 등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14. 부원장님께서는 앞으로 요양병원은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되어야 하며, 또 변화될 것이라고 보시는지 미래 요양병원 트렌드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도 결국에는 요양병원이 좀 더 의료 중심으로 가게 되는 것 같고, 요양원은 케어 중심으로 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노인 환자분들의 병원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정부의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도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점점 더 의료를 전문화하고 고도화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 요양병원은 어르신들이 조금만 아파도 들어와서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급성기 병원보다는 입원 기간이 긴 곳이 요양병원이기에 의료와 케어, 의료와 요양이 같이 섞이는 공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여기서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와 케어 서비스, 결국 맞춤형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15. 대정요양병원은 올해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 우리는 10주년이 되었고, 이제 11년째가 되는데 병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초격차’라는 키워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에서 먼저 썼던 키워드인데, 우리병원도 ‘초격차를 이루어내는 해’로 정한 것이죠, 모든 조직이나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오르막길에서 내리막길로 가는 곡선을 겪습니다. 최대 정점을 찍었다가 내려가는데, 우리 대정요양병원은 내려가지 않기 위해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만들어내야 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체되었을 때 한 번 더 점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그 점핑을 못 만들어내면 그냥 내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점핑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의 키워드를 ‘초격차’라고 지었고,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좀 더 환자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측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고도화시키는 과정들을 ‘환자 경험’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는 우리가 ‘함께 미팅’을 전 직원들과 함께 진행하는데, 여기서도 앞서 말씀드린 이야기를 같이 나눴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노인 의료의 표준’이 되기 위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초격차’라는 키워드를 6개월간 잘 해왔는지 한 번 돌아보면서, 이제 남은 6개월을 어떻게든 잘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16. 마지막으로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10년은 사실 부원장으로서, 한의사로서 진료도 하지만 경영도 하기 때문에 좌충우돌을 많이 겪으면서 그 전 10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의 10년은 지금 해왔던 10년을 바탕으로 훨씬 더 많은 결과물을 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물은 앞서 말씀드렸던, 대정요양병원의 가치를 어떻게 더 크게 또는 더 깊게 만들어야 할지가 중요합니다. 아마도 10년 후에는, 그 부분을 얼마나 잘 이루어 왔는지 한 번 저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을까요?
2.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0년 전은, 그래도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잃지 않고, 함께해서 이뤄내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된 때였습니다. 사실 대정요양병원을 제가 다 만든 게 아니잖아요. 같이 해왔던 멤버들이 있기에 지금의 요양병원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저는 제 역할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힘든 일도 많겠지만, 그래도 잘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대정요양병원 서정복 부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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