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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FOCUS] (사)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제66회 학술대회ARTICLE 2025. 3. 31. 23:50
(사)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제66회 학술대회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위한 병원 디자인 전략’(사)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의 제66회 학술대회가 지난 3월 15일,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임상강의실 CJ홀, 제일제당홀에서 개최됐다. (사)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는 매년 2회의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건강검진 분야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학술적 발전을 추구하며, 회원들 간 교류의 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번 제66회 학술대회에서는 저선량흉부CT에서 발견된 폐결절 진료 지침과 최근 변경된 비만 진단 및 비만 치료법을 논의하는 ‘검진센터에서 발견된 이상 소견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라는 주제의 세션,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와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액체 생검을 소개하는 ‘미래의학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라는 주제의 세션을 마련해 각 분야별 전문가 교수들의 강의가 진행됐다. 또한 검진센터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내용인 ‘안전하고 행복한 검진센터’의 명사 초대석에서는,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위한 병원 디자인 전략’과 ‘검진센터에서 발생하는 의료 분쟁사례 및 대처’에 대해 주제별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번 매거진HD에서는 이날 발표된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위한 병원 디자인 전략’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글. 박하나 편집장
고객의 안전과 만족을 위한 병원 디자인 전략
- 노태린 대표(노태린앤어소시에이츠)
이번 발표에서 노태린 대표는 건강검진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한 병원 디자인 프로세스와 전략 노하우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했던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특히 환자의 입장에서, 혹은 고객의 입장에서, 그리고 공급자로서 ‘건강검진센터를 어떻게 디자인으로 커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견해를 심도 있게 전해주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문제 제기다.
현재 국내 건강검진센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경쟁의 심화 속에서 차별화된 서비스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특히 건강검진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과 안전한 디자인의 역할이다. 그중 고객 경험은 건겅검진센터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며,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또한 디자인은 안전을 확보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공간, 기술, 서비스의 통합적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사실 건강검진센터의 경우, 일반 병원에 비해 안전에 대한 부분들이 많이 미흡할 수 있다. 왜냐하면 건겅검진센터는 주로 몸이 아픈 환자들보다도 건강한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오는 곳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있어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나 대장 내시경, MRI 등 다양한 검사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에 이런 의료 사고를 줄일 방법을 디자인에서 커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건강검진센터 내 공간의 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고객들은 건강검진센터를 선택할 때 내가 좀 편하고 좋은 곳을 주로 검색해서 간다. 이로 인해 건강검진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나 의료진들의 업무 환경 역시 많이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요즘 MZ 세대의 간호사들은 조금 더 나은 병원 환경에서 근무하길 원한다. 그래서 현재 근무하는 곳이 불편하다면, 고민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건강검진센터를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고 있는 곳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직원들의 환경 역시 고려해서 디자인하고 있다.
이에 의료공간에서 안전한 디자인의 핵심가치라고 한다면, 의료사고 예방(체계적인 디자인으로 의료 과실을 줄이는 것), 환자 불안 감소(안심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의료진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효율적인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2, 3년에 한 번씩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헬스케어 디자인 컨퍼런스 & 엑스포(HEALTHCARE DESIGN Conference & Expo)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은 워낙 주가 넓기 때문에 각 주마다 1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는데, 2023년에는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됐다. 그곳에는 정말 좋은 병원 시설들을 오픈시켜서 그 안을 다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컨퍼런스에서는 그해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이나 제품들을 전시하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헬스케어디자인 제품에 대한 폭넓은 시각과 견해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설계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건축가뿐만 아니라 의료진이나 병원 관계자들이 이곳에 와서 병원 투어 및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지난 2023년 헬스케어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한가지 눈에 띄었던 점은, 안전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요즘은 병원 내 의료사고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정신병원에서는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헬스케어디자인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화장실 문고리 같은 경우, 자살과 관련된 위험성이 있어 정신병원에서는 따로 설치하지 않고 오픈한 채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화장실 문을 다시 설치하고 있다. 때문에 화장실 도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하게 힘을 주면 바로 떨어질 수 있는 가벼운 소재의 제품이 나온 것이다. 또한 딱딱한 소재가 아닌 푹신한 쿠션감이 있는 가구를 사용하거나 일반 벽처럼 보이지만, 소프트하면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 벽면 디자인을 다양하게 바꾸고 연출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은 감염 이슈가 많기 때문에 벽에 손만 내밀면 손소독제가 바로 나오는 손소독제 거치대도 나왔다. 그런데 이 거치대가 마치 조명기구처럼 멋스럽게 디자인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밖에도 병실 커튼이 인상적이었는데, 대체로 병실에 설치된 커튼은 커튼봉에 달려있어 한번 세탁하려면 높은 커튼봉에서 일일이 빼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그런데 헬스케어디자인 컨퍼런스에 전시된 커튼의 경우, 손이 닿는 곳에 단추나 똑딱이를 이용해 쉽게 분리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언제 세탁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로 체크할 수 있는 차트가 마련된 점도 돋보였다. 그만큼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현재 국내에서도 ‘안전’에 초점을 맞춘 소재들이 계속해서 개발되는 상황이다. 특히 병원이나 건겅검진센터에서 리모델링을 진행하거나 처음 설계할 때부터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디자인한 환자 중심 병원이 늘어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나는 학위 논문을 서비스 디자인과 관련된 논문으로 계속 써왔고, 이러한 연구들을 현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의사들이 퇴원 요약지를 잘 작성하지 않는 원인을 찾기 위해 미국의 디자인기업 아이데오(IDEO)에 의뢰했다. 이에 아이데오(IDEO)는 병원의 대표적인 이해관계자를 의사, 간호사, 환자, 환자 가족의 네 그룹으로 구분하고, 이들을 움직이는 심리적 동기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의사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근본적 욕구는 무엇일까를 살펴봤을 때, 아이데오(IDEO)가 찾아낸 것은 ‘공포’라는 단어였다고 한다. 의사는 때로는 자신의 결정이 환자를 살릴 수도 혹은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설령 확신이 없더라도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믿고 실행해야 하는, 그 상황 자체가 두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퇴원 요약지가 잘 작성되지 않는 것은 ‘두려움’이 작동하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물론 결론적으로 그에 따른 해결책은 다른 곳에서 찾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수술실 환경 디자인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수술실을 디자인했을 때,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수술실에 대한 환경 디자인을 그 병원 의사 선생님께 초점을 맞추어 진행한 결과, 의료 사고가 감소 되었다는 사실이 근거 기반 디자인 논문에도 나와 있다. 결국, 환자와 의사, 간호사, 직원들 모두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으로 병원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이후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몇 가지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FMEA 관리(Failure Mode and Effect Analysis, 고장 모드 및 영향 분석)에서 수술 준비 누락률이 2.70%에서 0.04%로 감소됐으며, 수술 취소율이 0.48%에서 0.08%로 줄어들었다. 또한 우리 동네 안심 병원 서약 캠페인을 통해 오염구역 가림막 등 감염예방 KIT를 제작한 결과, 동네의원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더욱이 한국디자인진흥원 전략연구팀에서 ‘의료서비스분야 디자인혁신 사례집’을 발간했는데, 거기에 영국 NHS ‘Design Bugs Out’ 프로젝트를 참고했으며, 예방/관리, 치료, 재활, 장기, 보조의료의 5개 영역으로 분류된 100개의 사례를 소개해 좋은 참고 자료로 활용되게 했다.
이제 개인적으로 진행한 디자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3, 4년 전에 내가 겸임교수로 있던 인천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헬스케어환경디자인연구소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건강증진과의 ‘진료 프로세스 개선 및 공간디자인 기본구상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사람들의 우울감이 급격이 높아져 큰 이슈가 되고 있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는 건강검진센터가 별도로 마련되어 정신질환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와서 치료를 받았는데, 결국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그 동네 자체가 병원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맥락에서 어떻게 바꿔야 진료프로세스 및 공간디자인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에 학생들과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결국,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가 보통 정신건강의학과의 외래 진료 안에 들어가면, 열 체크과 혈압 체크 등 신체계측 검사의 가장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그런데 정신질환자는 마음이 아픈 환자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성인 정신질환자 중 85.5%(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4)가 복합질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신체와 정신이 모두 아픈 환자라는 것이다. 복합질환자는 그날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뭔가의 이슈로 인해서 크게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앉아 있다가 진료만 받고 가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면 조현병이나 다양한 정신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인 파악에 있어서도 복합질환자 역시 반드시 신체계측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연구를 가지고 학생들과 세 가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 첫 번째는 기존에 있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든 간단하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 두 번째는 공간을 조금 차별화 있게 배치해 보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전체 공간을 다 바꿔보는 것이었다.
첫 번째 A 안으로, 과연 신체계측검사 프로세스를 어떻게 공간 안에서 간단히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간호사실을 먼저 배치했다. 기존에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앉을 수 있게 의자가 놓여있었다. 우리는 간호사실을 먼저 배치하여 환자들이 들어왔을 때 바로 간호사가 신체계측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놓았다.
두 번째 B-1 안 같은 경우, 이제 간단함에서 벗어나 진료실을 바꾸고, 체혈실도 적극적으로 공간 이동을 하며, 그다음 건강검진센터 간호사가 외래 진료와 검진을 좀 나누어서 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도록 진행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B-2 안은 치유 환경을 고려해서 공간 디자인을 진행한 것이다. 공간 안에 자연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고 불가피한 곳에서는 자연의 이미지를 활용해서 최대한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로 전체 구성하도록 했다.
그만큼 우리는 서비스 디자인을 기반하여 여러 가지 프로세스로 진행했는데, 결국에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병원 내 의료진과 간호사, 스태프들이 너무도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고, 직접 참여해서 여러 안이 수렴됐던 사항이다. 그래서 이러한 연구 개발을 계속하는 이유는,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병원 내 모든 사람의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이 계속 시도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안전하게 느껴지는가?’를 살펴봤을 때, 병원에 가면 아주 많은 부호를 볼 수 있다. ‘낙상 방지’나 ‘출입 금지’, ‘계단 조심’, ‘미끄럼 조심’ 등 다양한 사인들이 있는데, 환자들이 그 사인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우리가 이런 부분을 디자인에 녹여서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가려고 병실 침대에서 발을 내려 바닥에 붙였을 때 불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들이 화장실까지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기술적으로 서서히 공간 안에 스며들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고 건축가가 할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안전’에 대한 디자인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병원 내 모든 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세 번째 키워드는 만족이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호시노야 후지에 다녀왔다. 이 강의를 듣는 이들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싶다. 혹시 “일본에 가면 주로 어느 숙소에 머무르나?”, “한국에서는 주로 어떤 공간에 힐링하러 가나?”. 그동안 우리 여자 건축가 5명은 3년 전부터 일본에 있는 호시노야 내 리조트를 계속 투어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예쁜 뷰를 보는 것도 좋지만, ‘과연 이 사람들이 공간과 서비스의 조화를 어떻게 맞추며 운영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물론, 후지산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뷰는 건축적인 요소에서 최대 힐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당시 나는 여행 가방에 호시노야 스티커를 붙였는데, 그것을 본 일본인 승무원이 “어머 거기 오셨어요?” 할 정도로 호시노야는 모두의 로망이 실현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호시노야 스티커가 붙여진 가방을 들고 호시노야 후지 현관에 들어갈 때부터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다. 이곳 직원들이 우리 방에 들어와서 모두가 이곳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주 친절하게 일일이 설명해 주는 것이다. 그들의 친절함은 놀라울 정도였다. 또 다른 호시노야에서는 배를 타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끝까지 인사해 주기도 했다.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서는 우리가 나가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직원들이 직각 인사를 해주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그곳의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물 때부터 나갈 때까지 끝까지 환영과 환대를 받아 무척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호시노야의 또 다른 숙소에 갈 계획이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나는 자신이 소속된 병원에서는 과연 어떤 식의 원스톱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나는 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씩 받고 있는데, 때로는 못 받을 때도 있다. 늘 검진받을 시기가 되면 꼭 연락이 오는 건겅검진센터가 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그곳에 가지 않는다. 너무 열심히 전화해줘서 예약하고 검진을 받다가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나왔는데,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많은 약을 먹고 새벽 내내 화장실을 오가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결국 친분 있는 원장님 병원에 가서 다시 대장 내시경을 받게 됐다. 여기서, 과연 어떤 게 건강검진의 토탈케어 서비스일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환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곳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우, 개인적으로 건강검진센터 리모델링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대체로 건겅검진센터의 시설이 노후화가 됐거나, 일반병원에서 외래와 건강검진센터가 같이 혼재된 병원도 많이 있다. 사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 검진복을 입고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래 환자와 마주치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곳은 리모델링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건강검진센터도 맞춤형의 서비스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별 맞춤 검진(서울성모병원 AI 기반프로그램, LG생활건강 데이터 기반 항목 추천)을 실시하고, 검사 결과를 시각화(풀무원AI 알고리즘 결과 시각화, 셀비체크업 그래프와 차트 결과 표현)하며, 지속적인 사후 관리(서울성모병원 가족 주치의 시스템, SK텔레콤 ICT 기술 건강 모니터링)가 중요하다.
그만큼, 건강검진센터를 리모델링하려면, 공간을 바꿔야 하고 공간 안에 여러 기계를 넣어야 한다. 공간 안에 그냥 기계만 다 갖다 놓는 게 아니라 최적화된 공간에 기계가 들어가야만 환자가 기계에 치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환경에 잘 녹아들 수 있는가를 항상 생각하는 게 우리 디자이너들의 몫이기도 하다.
결국, 최고의 병원 환경은 버틀러 케어 디자인이 적용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버틀러는 말 그대로 호텔에서 문을 열어주는 벨보이 같은 역할이다. 내가 검진하러 왔을 때, 고객의 입장에서 귀한 시간을 내고 온 분들에게 어떻게든 그 공간 안에서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요즘은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온 외국인환자들이 많다. 얼마 전에는 개인적으로 서울역 공항철도 지하 2층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메디컬코리아지원센터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한국 의료를 이용하는 외국인환자들의 권익 보호와 편의성 증대를 위하여 메디컬코리아지원센터(서울/인천)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서울센터에서는 한국 의료를 이용하는 외국인환자들을 위한 다국어상담, 캐리어 짐보관 서비스, 의료용역 부가세환급 키오스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다각도로 연결된 배려의 마음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진행한 천안의료원의 건강검진센터의 경우, 외래와 건강검진센터가 같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내시경의 경우, 이제는 거의 수면 내시경으로 바뀐 추세이기 때문에 내시경을 받는 환경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척실과 오염 구역을 따로 분리해야 하는 환경들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미흡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할 때, 모든 것을 디자이너한테 맡기지 말고, 다 같이 이렇게 모여서 상의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많은 얘기를 해 주어야만 좋은 건강검진센터를 만들 수 있다. 처음 천안의료원 건강검진센터를 진행하려고 갔을 때 앉아 있는 직원들의 표정은 다 시무룩했었다. 결국엔 나중에 다 같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면서, 나갈 때는 굉장히 미소가 가득했었다. 결국엔 공사가 끝나고 “아, 내가 말한 부분들이 반영됐다”라고 좋아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했다, 그만큼 모든 건강검진센터는 디스커션할 때 팀워크를 발휘해서 같이 만들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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