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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새병원 /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문수 병원장 (2/2)volume.13 2021. 9. 2. 01:32
이문수 병원장은 병원 디자인에 있어서 빠른 판단력과 혜안(慧眼)으로 미래지향적인 설계를 단행했다. 특히 의학의 모든 근간은 디자인이라고 보고, ‘새병원’ 설계에 있어 스마트병원에 초점을 두었다. 현재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국내에서 스마트시스템이 체계화되었을 때, 바로 접목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작업을 맞춰놓은 상태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 입장을 모두 포용한 설계는 ‘새병원’이 내세운 설계 모토이다. 그중에서도 다이아몬드형 병동, 물품이송을 자동화한 컨베이어시스템, 환자 특성 및 질환 중심으로 분리된 시스템, 소아와 여성건강센터를 한 층에 묶어 놓은 모자센터, 실버존, 아트리움 등은 천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발전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새병원’의 최첨단 진료역량은 순천향의과대학의 축적된 교육역량과 순천향의생명연구원(SIMS)의 특화된 연구역량이 유기적으로 더해지고 집적되어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형성합니다”라고 말한 이문수 병원장은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순천향의 뛰어난 임상-기초의학-의·생명 연구 기능이 융합된 3원 의학 클러스터입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머지않아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으로 거듭난 그 날, ‘한국의 메이요 클리닉’을 향한 이문수 병원장의 원대한 비전은 더 크게 비상할 것이다.5. 원장님 취임 이래 병원 공간 디자인 역시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원장님께서 직접 설계에 참여하신 만큼 응급실이나 신관 외래 공간 등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장 최근 진행된 외래 공간은 지난해 6월 마무리 지었습니다.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는 외래관 서쪽 면에 605.72㎡(183.23평)를 증축해 진료 및 검사, 대기 공간을 넓혀 외래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만큼 증·개축을 마친 외래관은 공사 전보다 공간적으로 넉넉해지고 대기 좌석도 훨씬 여유로워짐에 따라 외래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외래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외래관 2층 수납창구와 채혈실이 2배 가까이 넓어져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호흡기내과가 3실에서 5실로, ▲정형외과는 4실에서 5실, ▲이비인후과는 3실에서 4실 등 진료실도 늘렸습니다. 아울러 신관 1층에 있던 췌장 담도 클리닉 검사실(역행성 췌·담관 내시경실)을 외래관 2층의 소화기병센터 안으로 이전했고, 내과 통합 초음파실도 3실을 추가 조성함으로써 내과 환자들의 동선이 대폭 줄어들어 진료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새병원’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었기에 기존 건물의 증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었으나, 환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공사를 단행하게 됐습니다. 2010년 처음 리모델링할 당시, 노태린 대표는 과별로 그 안에 전실 공간처럼 대기 공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또한, 컬러를 달리해 눈에 익숙하도록 시각적인 효과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과나 성형외과가 분홍색이었다면 환자들이 컬러만 보고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인지력을 주는 것이죠. 이렇듯 섹션별로 구분된 공간이 그 당시에는 굉장히 획기적이었습니다. 모두 다 노태린 대표의 안목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병원’을 건립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6. ‘새병원’ 설계를 진행하면서 원장님께서 특별히 요구하셨던 부분이나 중점을 두고 진행했던 디자인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병원’ 설계에 중심을 뒀던 것은 의료진과 환자 입장을 모두 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의료진 입장에서 본다면 병원 매스를 컴팩트하게 설계하기 위해 다이아몬드형 병동을 적용하였고, 그 결과 대각선 복도를 통해 판상형 병동 대비 15%의 동선 거리를 단축했습니다. 또한 의료진의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컨베이어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이것은 어느 공간에서나 몇 층으로 갈 것인지 누르면 정확히 그 층에 가서 멈추고, 그 안에서 바로 물건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물품이송을 자동화함으로써 의료진의 불필요한 수고를 경감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환자 특성에 맞게 외래를 구성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과별로 분리했지만, 이제는 질환 중심으로 같이 한 층에 묶어서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척추면 척추센터, 눈은 안과, 장은 외과와 소화기내과가 같이 진료를 볼 수 있게 묶음을 특성화했습니다.
또한 모자센터 개념으로 이곳 역시 한 층에 묶어 구성했습니다. 이는 소아 전문센터, 신생아집중센터, 고위험분만센터, 여성건강센터를 같은 지상 4층에 Zoning 하여 다양한 환자 특성에 대응하도록 계획했습니다. 특히 아픈 아이(ill baby)와 건강한 아이(well baby)를 데리고 같이 내원하는 부모들을 위하여 소아 전문센터 바로 맞은편에 키즈 라운지를 배치하여 건강한 아이가 원내에서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계획한 것이 특징입니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하러 오시는 만성환자분들을 위한 신장 독성센터는 출입구 바로 앞에 전용 승강기를 두어 로비를 거치지 않고 빠른 내원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했던 부분은 반드시 실버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상 3층은 silver zone으로 구성하여 만성질환 관련 부서를 집중 배치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환자분들 경우, 수직 이동을 최소화하고 같은 층에서 여러 부서의 협진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시니어 라운지라는 노인특화 휴게공간을 조성했습니다.
특히 저희는 ‘새병원’ 건립을 위해 건설본부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각 유저들에게 “당신들이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가”를 말하게 하며, 건축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도록, 파트별로 끊임없이 디스커션(discussion, 논의)했습니다.7. ‘새병원’의 특화된 설계는 미래지향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병원디자인 역시 종합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장님은 병원 디자인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은 건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위암을 치료하는 외과 의사로, 위를 절제한 후 남은 위를 십이지장이나 소장과 연결하는 재건 수술 역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학의 모든 근간은 특히 외과의 경우, 결국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나 정치지도자들이 국가를 경영하는 것도 결국 디자인이며, 어떤 큰 방향을 설정하지 않는 이상 그림이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이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경영도 디자인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디자인이 얼마나 잘되느냐에 따라서 속도를 낼 수 있고 완급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병원과 경영, 병원과 디자인, 경영과 디자인 모두 종합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입구에 조형물이 서 있는 것과 같은 디자인을 설계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구병원과 신병원을 그냥 내버려 두기보다 그사이에 아트리움으로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하나의 아트리움은 신구 조화를 이루는 중심이 될 것입니다. 또한 외래 로비의 경우 천장을 뚫게 했으며, 환자들에게 부드럽게 다가가기 위해 전체 원형으로 디자인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병원디자인은 모서리 지고 각진 형태가 아닌 둥글고 부드러운 라운드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번 ‘새병원’이 천안을 대표하는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길 원합니다. 랜드마크로 우뚝 섰을 때 이 지역을 지나가시는 분들에게 ‘내 건강을 책임지며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천안에 있다’는 위안과 안도감을 주고 싶습니다. 이것은 설계 입찰 당시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기도 했습니다. 랜드마크가 가능한 이유는 ‘새병원’ 부지가 조금 높은 곳에 있어 멀리서도 우뚝 서 있는 병원의 멋진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새병원’이 랜드마크가 되어 바로 이 지역민들의 자부심이 되길 희망합니다.8. 원장님께서는 모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에 대해 자주 언급하셨습니다. 이는 언제부터 계획하신 일인지, 또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천안의 지역사회가 조금씩 꿈틀대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안시의 구도심 재개발사업들이 활기를 띠면서 ‘새병원’ 건립 역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 천안의료원 자리에 저희가 의·생명연구원을 만들었습니다.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근간이 되는 의·생명연구원을 그곳에 두었고, 그 옆에 의과대학이 있으며, 또 순천향대 천안병원 및 앞으로 지어질 ‘새병원’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개의 삼각편대를 형성하면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천안에 형성시키겠다’는 목표가 현실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새병원’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병원, 연령 및 질병별 의료공백 없는 토탈 메디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지어집니다. 완벽한 의료시스템으로 ‘새병원’은 대한민국 첨단 의료의 중심이 되고, 새로운 의료의 품격을 완성할 것입니다. ‘새병원’의 최첨단 진료역량은 순천향의과대학의 축적된 교육역량과 순천향의생명연구원(SIMS)의 특화된 연구역량이 유기적으로 더해지고 집적되어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형성합니다. 순천향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순천향의 뛰어난 임상-기초의학-의·생명 연구 기능이 융합된 3원 의학 클러스터입니다. 특히 새병원-의대-연구원이 중개 연구 영역에서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인류건강증진에 기여할 결과물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천안시와 중부권역을 첨단 의·생명 산업의 중심으로 이끌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9. 원장님께서 이러한 큰일을 계획하면서 혹시 동기부여가 되었거나 롤모델로 삼았던 병원이 있다면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병원장 재임 11년은 순천향이 품은 큰 사랑 실천의 역정(歷程)이었습니다. 충남 최초의 현대식 종합병원으로서 개원해 40년간 중부권역의 의료부족을 알차게 메워온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이제는 ‘한국의 메이요 클리닉’으로 도약하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미국의 작은 지방 도시이자 로체스터 시티에 위치한 ‘메이요 클리닉’은 세계 최고 종합병원입니다. ‘메이요 클리닉’은 로체스터 시티를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켰습니다. 인구 10만에 불과한 로체스터 시티에는 국제공항까지 들어서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 공항까지 지은 것이죠. ‘메이요 클리닉’과 로체스터 시티는 의료기관이 도시발전의 인과와 역할을 보여주는 전 세계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메이요 클리닉’ 사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의료는 도시를 성장시킨다”를 대한민국에서 직접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에게는 ‘한국의 메이요 클리닉 완성’이 ‘세계적인 도시 성장’을 위한 거대한 도전이자 위대한 업적이 될 것입니다.10. 그만큼 원장님께서는 미래 병원 트렌드를 선도하시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병원의 디자인이나 환경,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될 것이며 또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저희는 ‘새병원’ 건립 초기 때부터 스마트병원을 근간으로 설계했습니다. 그만큼 스마트시스템이 들어왔을 때 바로 접목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작업을 맞춰놓은 상태입니다. 최근 화두가 되는 스마트병원의 경우 기술의 발전과 의료의 융합을 전제로,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의 변혁을 이끄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4차 산업 기술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 이 연결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며, 이런 기술적인 서비스를 통하여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전염병 위험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스마트병원을 도입하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추후 위치기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비콘 호환 가능 AP(ACCESS POINT-WIFI)를 모든 가동 범위 내에 설치했습니다. 또한 10G Base의 lan 설비, 의료 AP와 일반(환자용) AP의 물리적인 구분 등 확장성 및 보안을 고려했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진화하는 스마트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도록 이미 스케치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특히 RF 시스템을 이용하여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 환자 진입 시 흔히 말하는 언택트(Non-contact)를 통해 출입통제와 연결하여 허가된 인원 또는 스트레쳐카로 진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와 함께 병상 및 병실에 페이퍼 대신 환자 정보를 전자태그로 표출하게 하여 환자 관리에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단편적인 사례를 말씀드렸지만, 이외에도 비대면 중심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IT 발전 속도에 맞춰서 추가적인 설비 도입 및 프로그램 기반의 솔루션 등을 지속해서 검토 중이며, 현재 설계 중인 중부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에 도입되는 스마트솔루션과 연속성을 가지고 ‘새병원’에 추가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새병원’은 스마트병원이란 타이틀에 치중하여 성급한 시스템 도입보다는 지속적인 검토 및 충분한 사례조사를 통하여 환자 중심으로 의료진의 접근이 용이하고, 실질적으로 도입 가능한 인프라 및 솔루션에 맞춰 건립할 예정입니다. 그만큼 우리병원은 현재 플러그인이 될 수 있는 콘센트를 이미 마련해놨다고 자체 평가할 수 있습니다.11. 마지막으로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올해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1년은 순천향 가족들에게는 희망이자, 뜻깊은 해입니다. 특히 학교법인 동은학원의 설립자인 故 향설 서석조 박사님의 탄생 100주년이자, 10년 넘게 많은 기간 동안 준비한 ‘새병원’ 건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또한 감염병 극복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게 될 중부권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의 설립도 올해 함께 추진합니다. 완공은 2024년에 ‘새병원’과 함께 합니다.
이어지는 세계적인 재난 상황 속에서 두 개의 거대한 사업을 착수하고 원만히 수행해나가는 것은 분명 고난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은 우리를 더욱 강하고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이며, 바로 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그저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자의 몫일 것입니다. 이 거대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잘 수행해 나가는데,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조만간 명실 공히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으로 비상할 것이라 자부합니다.
제가 지금 직원들이나 가족들에게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내년에 40주년이 됩니다. 30주년이었던 2012년도에 유관순체육관에서 5천 명이 넘는 지역민을 모시고 저희가 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나가서 말했던 ‘새병원’을 반드시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했던 약속이 실현되었음에 위안을 얻고, 세계로 도약할 때까지 계속 전진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이.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문수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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