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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함께 고민하여 자율과 통제가 가능한 병원 /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 (하)volume.16 2021. 10. 29. 17:10
공간이 행동의 성격을 정의하듯,
환자와 함께 고민하여 자율과 통제가 가능한 병원 확립할 것!우리나라 병원 중 환경과 디자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분야가 바로 정신과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신 병원은 감옥처럼 철창이 처져 있고, 감시 체제하에 환자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아마도 정신과 공간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안전’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천영훈 병원장은 “이제까지 ‘안전’을 우선으로 두다 보니, 결국 ‘안전’은 규제가 되고, 그 안에서 환자를 옭아매는 것으로 변해버린 것”이라고 말하며, “물론 ‘안전’이라는 부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되지만, 우리가 어떤 면에 있어서 환자들이 갖고 있는 자율성과 긍정성에 대해 너무 간과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정신건강을 다룬 병원 디자인은 마약 환자나 조현병 환자, 자해 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 중독 환자 등 각각의 환자별로 디자인이 전부 달라야 한다’고 피력했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한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신관 3층에 위치한 햇살 데이케어센터이다. 인천참사랑병원 햇살 데이케어센터는 오로지 치매 환자들을 위한 이상적인 설계 방식이 특징이다. 독일의 한 치매 마을에서 모티브를 따온 ‘버스가 오지 않는 버스정류장’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마음의 안정을 위한 휴식처’와 같이 설계되었다. 치매 환자들은 가족이 보고 싶어 버스정류장에 왔다가, 어느 순간 여기에 왜 왔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천영훈 병원장은 “치매 어르신들이 ‘배회’하다가 쉴 수 있도록 ‘버스가 오지 않는 버스정류장’ 공간을 디자인했으며, 자주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 평화로운 시골 마을 길을 벽면에 프린팅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1층에 위치한 킬리안 홀 역시 컬러와 빛, 소리, 공기, 이미지, 식물이 담긴 헬스케어의 기본 가치를 모두 적용하여 공간을 알차게 꾸민 점이 돋보인다.
천영훈 병원장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정신 건강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병원을 제대로 지어보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간을 그리는 단계부터 환자들이 들어와 같이 고민하는 시스템이야말로 인간 존엄의 가치가 정립된 병원“이라며, 미래 정신 병원 설계의 비전을 제시했다.
6. 정신건강을 치료하는 병원은 설계나 디자인에서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정신건강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정신과 병원이 없습니다. 굳이 찾는다면, 우리 킬리안 수사님이 처음 광주에 만든 천주의 성 요한병원 정도일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환자의 정신 건강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병원을 제대로 지어보는 게 꿈입니다. 현재 햇살 데이케어센터의 경우가 치매 환자들을 위한 이상적인 설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의 정신과 병원은 네모난 도면을 그려놓고 여기에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한 많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신과에 있는 치료팀은 환자에 대한 두려움도 편견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거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면서 우리가 행했던 과오는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환자는 인지와 판단력이 부족하므로 우리가 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와야 해’였습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서 공간을 그리는 단계부터 환자들이 들어와 이 안에서 같이 고민하는 시스템을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또한 정신과 공간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이었습니다. 자살, 자해, 공격성을 막기 위해 철창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천장이나 벽에 걸 수 있는 것들을 다 없애버린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정신병원에서 ‘안전이 우선이야’라고 시행된 부분입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통해서 입증된 치료나 정신 약물학의 발달로 굉장히 좋은 약들이 많이 나오면서 그런 사례들은 극히 드물어지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입니다.
북유럽에 있는 치매센터 같은 경우, 치매 환자의 옷에 센서를 붙여놓고 병원 건물의 문에서부터 밖의 도로까지 장애물을 놓았습니다. 치매 환자들이 나가다가 센서가 울리면 직원이 가서 데려오면 됩니다. 그러한 디지털 기술들의 발달이, 궁극적으로는 철창을 없애고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저희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외곽에 값이 싼 땅을 매입해서 입원 위주의 정신 병원을 이렇게 꾸며보는 것입니다.
7. 햇살 데이케어센터의 경우 헬스케어, 즉 환자 중심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컬러나 빛, 소리, 공기, 식물, 그림이 적절히 녹아있어 참신함이 느껴집니다. 주변의 평가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햇살 데이케어센터가 있는 신관은 처음부터 치매 어르신들을 오랫동안 케어하고 봐 왔던 센터장님과 팀장님의 의견이 중요했습니다. 저는 신관 1층을 애초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1층은 킬리안 심리 상담연구소인 사무실, 킬리안 홀, 교육실의 세 곳으로 분리했습니다. 그중 킬리안 홀은 넓은 광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확장감 있게 꾸몄습니다. 도어 역시 노란색으로 밝게 연출했고 홀 중앙에 배치된 의자들 역시 따스하고 안정감 있는 컬러를 주도록 했습니다. 도어를 열면 현재는 킬리안 공감학교 사무실로 활용 중입니다. 킬리안 홀 옆에는 나무 한 그루의 자태가 멋스러운 ‘하나 오무근 장로 기념 도서관’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 역시 노 대표님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진행했던 부분이라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3층에 위치한 햇살 데이케어센터는 어르신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위한 휴식’ 공간처럼 꾸몄습니다. 이곳은 노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치매 어르신들이 ‘배회’하다가 쉴 수 있도록 ‘버스가 오지 않는 버스정류장’ 공간을 디자인했습니다. ‘버스가 오지 않는 버스정류장’은 독일의 한 치매 마을이 모티브가 되어 햇살 데이케어센터에 담아냈고, 어르신들이 자주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 평화로운 시골 마을 길을 벽면에 프린팅 했습니다. 특히 전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서 각진 모서리나 직선의 패턴이 아닌 전체 라운드형으로 공간을 채웠습니다. 소파 역시 부드러운 레자 소재를 활용해 모든 공간을 편안하게 끌어냈습니다.
처음 이 공간을 꾸밀 때 굉장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인천참사랑병원이 지어진 지 벌써 40년이 흘러 지금은 외관부터 볼품없게 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이뤄진 콘텐츠는 굉장히 훌륭하기 때문에 외관으로만 판단되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과 보호자, 외부에서 오는 관계자 역시 인천참사랑병원을 본관 건물로만 기억하고 끝나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 시그니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과감히 투자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 신관이 들어섬으로써, 일차적으로는 직원들 자체가 우리 병원을 바라보는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답답하게 갇혀있는 곳이 아니라 ‘개방감 있고 기능적이며 융통성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부각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비친 인천참사랑병원 직원들의 정체성에서도 굉장히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공간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다는 사실을 이번에 실감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병원은 답답한 정신병원이 아니라 굉장히 창의적이고 유동적으로 변화된 공간임을 인식시키기에 좋은 사례였습니다.
8. 인천참사랑병원을 언제가 다시 재건축하게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혹은 미래 설계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철창이 없는 병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본에 있는 한 정신과 병원은, 철창 대신 조경수를 빽빽하게 심어 지나다니기 어렵게 하면서 조망도 고려했습니다. 그때 드는 생각이 ‘정신과 병원은 왜 외벽을 치고 철창을 달까?’였습니다. 조경수를 잘 심어서 배치하면 격리가 필요하고 위험한 환자들에게도 굉장한 도움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센서 등의 변화들은 궁극적으로 병원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구장을 병원에 처음 만들 당시,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반대가 너무 심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스스로 도움이 되는 기구나 본인이 쓸 수 있는 물건의 경우 엄청 아끼고 청소합니다. 물론 ‘안전’이라는 부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되지만, 우리가 어떤 면에 있어서 환자들이 갖고 있는 자율성과 긍정성에 대해 너무 간과한 측면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공간은 환자를 분명히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기존 메디컬 모델과 정신과적인 치료 모델 차이를 두고 봤을 때, 메디컬 모델은 환부를 도려냅니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도려내고 치료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는 의사의 주도하에 진행됩니다. 기존 메디컬 모델에서의 문제는 질환이 환자를 대표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병이 그 사람을 대표하듯, 의사도 환자를 기억하기보다 병을 통해 환자를 보는 것이죠. 그런데 정신과적인 치료 모델에서는 올 굿(All Good)도 없고 올 배드(All Bad)도 없듯, 사람의 정신에 있어서 100% 병든 사람은 없습니다. 병든 부분이 20%이고, 건강한 부분이 80% 라면, 병든 부분 20%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부분 80%를 180%으로 만들고 1080%을 만들어 20%를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건강한 부분을 키운다는 것은, 사실 꼭 의사의 영역이 아닙니다.
이것은 20% 병든 사람에게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반응해 주는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긍정적인 리스펙트를 계속 주는 것이죠. 환자의 건강한 면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한 면이 만나 그 건강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의사가 주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주가 됩니다. 정신과에서는 milieu therapy(환경요법(環境療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milieu therapy는, 환자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치료적으로 세팅해 주는 것입니다. 공간이 주는 치료적 효과는 그 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milieu therapy를 우리 의사들 자체도 ‘치료팀이 환경적으로 잘 움직이고 대우해 주자’라는 쪽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치료팀조차도 심각한 감정 노동에 놓여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조차 환경에 지배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죠. 그 치료 환경 자체가 궁극적으로 잘 세팅이 되면, 환자는 물론 치료팀까지 치료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과 디자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분야가 정신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분 하나를 놓더라도 치료적인 고민 하에 놔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안전’을 우선으로 두다 보니, 결국 ‘안전’은 규제가 되고, 그 안에서 환자를 옭아매는 것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치매 어르신들이 역시 ‘배회’가 가능한 공간으로 세팅을 하면, 아무리 돌아다니셔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배회’가 오히려 할머니를 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결국엔 ‘공간이 행동의 성격을 정의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병원을 설계한다면, 천장은 높게 또 3층 미만으로 지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떨어질 위험이 있어서입니다. 제가 처음 답답했던 점은, 이 병원에 어떤 환자들이 들어올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제까지 모든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일단 중독 재활병동부터 시작했던 게 중독 환자들은 약이 깨면 정상의 상태가 되니, 이분들과 동선의 문제나 프로그램실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사실 병동 안에서의 자해나 자살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의 시각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보다 환자가 더 잘 압니다. 시간별로 어떤 증상이 일어나는지, 병원 안에서의 구조가 자기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환자들과 많은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9. 이와 관련해서 해외나 국내 병원 중 환자 중심 디자인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시는 정신병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덴마크 남부 도시 Vejle에 신축된 정신병원은 멘탈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춰 설계한 곳입니다. 위에서 봤을 때 병원 모양이 나뭇가지를 중심으로 양쪽에 나뭇잎들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형성되었습니다. 환자들은 그 안에서 마음껏 활보할 수 있으며, 뷰가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공간별로 각각의 다른 뷰를 볼 수 있도록 조성해놨습니다. 그만큼 친환경적인 설계가 특징이며, 환자들이 뛰어나가도 결국 다시 내부로 들어올 수 있게 꾸며놓은 점이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병원들은 궁극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없습니다. 노르웨이나 해외 사례 있어서는 정말 많은 의료비용을 지불하면서 그 시스템을 갖출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실 아일랜드도 좋은 사례가 있지만, 아마 종합병원은 대한민국이 제일 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엔 정신과 병원은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보기에 좋았더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우리 보기에 좋은 정신 병원에서 조현병 환자나 우울증 환자가 나았다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 식의 간극이 존재합니다. 멋있는 공간에 채광도 잘되고 보호자들이 보기에 좋았지만, 정작 환자들은 거기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10. 앞으로 미래 정신건강을 다루는 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디자인은 무엇이며 또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정신건강을 다룬 병원 디자인은 마약환자나 조현병 환자, 자해 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 중독 환자 등 각각의 환자별로 디자인이 전부 달라야 합니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죠. 환자별로 안전상의 문제도 다르기 때문에 동선의 위치도 따져봐야 합니다. 같은 질환을 가진 경우가 아니기에 환자들의 도움 역시 절실히 필요합니다. 미래 정신건강을 다루는 병원은 먼저 특정 질환의 환자만 선택해 입원시킬 것인지, 아니면 모든 정신병 환자를 다 수용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일일이 환자의 모습을 분석해서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구체적으로 환자들과 대화하며 소스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외관의 정원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는 것이죠. 사실 소위 건강보험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병원 디자인의 반도 구현할 수가 없습니다. 나름대로 후원을 받거나 펀딩을 통해서 그런 모델들을 만들어나간다면 그때는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인천참사랑병원의 올해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천참사랑병원이 가장 먼저 당면한 문제는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것입니다. 2023년도에 병상 간격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코로나 시대가 끼친 가장 큰 영향력은 과밀한 정신병원 기존 구조를 거의 깨다시피 해서 해체 수준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만큼 병상 간격을 넓히고 병실 안에 환자 수를 제한하는 등 이에 맞게 리모델링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당면한 큰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 병원은 병상 수가 314개인데 여기에서 최소 3~40%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면 병원 입장에서는 병상 하나당 수익구조를 올릴 수밖에 없죠. 그 안에서 건설적으로 디자인이 됐건, 행정적인 변화이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는 건물 내부에서 할 수 있는 필요적 고민과 환경적 고민을 크게 바꿔보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행정팀과 의논해야 할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환자 일 인당 수익이 높아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많이 줄었음에도 수익구조는 더 좋아졌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환자를 가지고 돈을 번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지금의 건강보험체계는 면담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수가 청구를 많이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환자 일 인당 프로그램 참여나 면담을 많이 하는 등의 서비스가 들어가는 것이죠. 충분하지 않지만 제공되는 서비스가 많을수록 결국엔 수입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결국 인천참사랑병원은 올해 리모델링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수익 구조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이.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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