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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트렌드] 디지털 치료제,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딛다.volume.48 2024. 7. 2. 17:35
작년 11월, 바이오헬스 디자인 전공 헬스케어 디자인 매거진에서 국내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인 '솜즈'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2024년 1월 9일, 서울대병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만성 불면증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Somzz)'를 정식으로 처방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많은 디지털 치료제들이 허가를 위해 확증임상 단계에 있었지만, '솜즈'가 처음으로 정식 승인된 사례다. 그러나 '솜즈'는 여전히 수가 문제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상용화에 성공할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활발히 진행 중이다.
‘솜즈’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의 협력으로 ㈜에임메드에서 개발된 불면증 치료 어플리케이션이며, 국내 최초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시점은 지난해 2월이다. ‘솜즈’의 기능은 만성 불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표준 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CBT-I)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CBT-I는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라는 뜻으로, 만성 불면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비약물적 치료법이다. 예를 들면 수면 시간제한, 자극 조절, 수면 위생 교육, 이완 기법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인지행동치료 기법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녹여낸 것이 바로 ‘솜즈’다.
실제로 ‘솜즈’는 2022년 시행된 임상 시험에서 불면증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낮추고 수면 효율을 높이는 안전한 치료임을 입증한 바 있다.
작년에 디지털 치료 기기로 승인된 2호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슬립큐'는 2024년 6월 12일, '솜즈'가 처방된 지 5개월 만에 본격적인 처방이 가능해졌다. 또한 올해에는 뉴냅스의 '비비드 브레인'과 쉐어앤서비스의 '이지 브레스'가 국내 디지털 치료제 3·4호로서 식약처에 허가되었다. 뉴냅스는 뇌 질환으로 인한 시야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시지각 기능회복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치료 앱이며, 이지 브레스는 천식, 폐암 등 환자에게 유산소 운동 중심 재활훈련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 앱이다. 이 외에도 앞으로 더욱 다양한 질병을 케어할 수 있도록 여러 디지털 치료제들이 등장할 전망으로 보여진다. 또한 4개의 국내 디지털 치료제가 승인된 것을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디지털 치료제가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크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큰 원인 중 하나는 국민건강보험 급여 등재 제도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비급여 처방 후 다시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야 국민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총체적으로 계산해 보았을 때 식약처 허가 후 최소 4년은 지나야 급여 등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의 활발한 실질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규제 기관, 병원, 업체, 환자 등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이 남아 있는 것이 국내 디지털 치료제의 현주소다. 또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를 대상으로 지금보다 더 필요성이 느껴지도록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고려 사항도 남아있다. 앞으로 환자가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디지털 치료제를 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글. 인천가톨릭대학교 바이오헬스디자인 전공 백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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